올해 광복 78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뜻깊은 날입니다. 이 뜻깊은 날에 광복의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1. 애증의 일본
일본은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하였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 ‘No재팬’ 등 날선 구호를 외치는 반일의 정서가 타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엔저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자 일본으로 떠나는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상반기 1월~6월 사이 일본 관광객 중 한국인은 312만9천명으로 전체 1,071만 2천명 관광객 중 거의 3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후쿠오카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고 합니다. 올 6월 수입차 판매량 순위에서 렉서스는 ‘3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오마카세’ 같은 일식 고급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음 속 깊숙이 일본을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애써 ‘난 널 좋아하지 않아’라고 부정하면서….
2. 양반과 신분제, 민중은 무엇을 원했을까?
식민지 이전에 역사를 돌이켜 봅니다. 조선은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였을까요? 1894년 갑오경장으로 노비제가 폐지되었으나, 그 잔재는 일제식민지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조선시대 인구를 대략 천만명으로 추산할 때 인구의 40%정도에 해당하는 400만명 정도가 노비였다고 합니다. 한국의 노예, 노비가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른 점은 자국민을 노예로 부렸다는 것입니다. 침략 전쟁을 통해 획득한 이민족을 노예로 부렸던 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듯, 국민 다수가 노예인 사회에서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었을까요? 오히려,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근대 국가 일본이 일반 백성들이 살기에 더 낫지 않았을까요? 양반들에게는 일본은 큰 재앙이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기에…. 조선의 신분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에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시대 변화를 모르는 양반들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려는 근대 국가는 낯선 개념이었을 것입니다.
광복 직전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에 속해 있던 한국 광복군의 숫자는 600명을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단체 사진을 보면 초라해집니다. 또 한번 슬퍼집니다. 1940년대가 되면 일본은 아시아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였고, 오판이었지만 미국과 전쟁을 치룰 정도로 경제력이 대단하였습니다. 그때, 조선은 일본이였습니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일본인으로 살아간 것이 아닐까요? 그때는 모두가 일본말을 하고 일본이름을 쓰던 시절이라, 아마 젊은이들의 정체성은 일본인이었을 것입니다. 식민 통치 기간이 무려 30년을 넘었습니다. 식민지 시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중년이 되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원자탄 2방으로 일본은 항복하였고, 우리는 미국의 힘으로 독립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3. 역사의 교훈
독립 운동을 하신 순국 선열들의 피와 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민중들, 예를 들어 조상이 노비였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선보다는 식민지 일본이 더 살기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1945년 즈음에는 대다수 민중들에게서 일본 식민지에서 독립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소수의 지사들만이 독립투쟁을 하신 것입니다. 임시정부라던가 광복군의 숫자는 입에 담기가 무색해 집니다.
독립의 의지나 이런 것들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요? 대다수 민중들에게 삶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기에 알 수가 없습니다.
한 국가 계속 생존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세계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는 것입니다. 과거 쇄국 정책이니 척화니 하면서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헛되이 시간을 낭비한 결과, 나라를 잃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시대를 앞서간 몇몇 선구자들의 노력과 선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세계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 중, 러, 일, 4대 강국에 둘러 싸인 우리의 국제 정세는 복잡하고,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 일본을 보면, 미국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마음 속은 어떨까요? 원자폭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고통받았으나, 지금은 미국을 도저히 이길 수 없기에 저런 모습이겠지요. 세계 정세의 변화를 읽고, 재빨리 패전국에서 둘도 없는 협력자가 된 것입니다.
4.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식민 지배 역사는 뼈아픈 과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과거에 얽매이는 국가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내일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국제 관계에서 아픔을 딛고 세계 변화 흐름을 정확히 읽고, 미래를 준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광복이 주는 의미는 일본을 이기자, 일본을 미워하자, 이런 ‘일본이 나빠요’가 아니라, 두번 다시 이런 수모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냉철하게 세계 변화의 흐름에 맞춰 우리 스스로가 변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각성이 절실한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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