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장 역동적인 국가입니다. 100년도 안되는 시간에 식민지, 6.25전쟁을 거쳐 압축 성장한 나라입니다. 그 유래를 보기 드문 발전 속에서 어쩌면 개개인의 내면은 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모세대에게서 삶은 즐기는 것이라기 보다는 성취해 내고, 남보다 앞서가야 하는 것이라고 배웠고, 다음 세대에게도 이런 가치관을 고스란히 물려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안되면 포기하면 되고, 회사가 힘들면 그만두면 되고, 또 인간관계가 힘들면 단절하면 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자살이라는 문제를 개개인의 문제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사회적 맥락으로 봐야 할까요? 얼마전 발생한 서이초 자살 사건을 이야기할 때, 어떤 이는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 보라고 합니다. 사회적 모순이 이 선생님을 자살로 내몰았다는 것이지요. 정확한 내용은 조사를 통해서 드러나겠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자살률은 OECD 42개 회원국 중 일등이라는 점입니다.
1. 슬픈 일등
2020년 통계 결과 OECD 국가 평균 자살은 10만명당 11.1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4.1명으로 두 수치 간에 높은 격차를 보여줍니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한해 국내 자살사망자는 13,352명이었으며, 하루 평균 36.5명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자살이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라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노인자살률 역시 OECD 국가 중 일등이라고 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노인자살률은 10만명당 46.6명으로 OECD국가 평균 17.2 명 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은 점점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의 우울한 현실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해마다 자살예방백서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각종 관련 통계 및 자살 예방을 위한 국가 사업을 담고 있습니다. 자살예방 교육도 확대하고 있고, 상담전화도 운영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인구 대비 전체 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고 합니다. 2020년 기준으로 사망자수는 10만명당 582.1명입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멕시코로 10만명당 1533.7명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사망률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덕분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2. 아메리칸 드림은 어디에
자살률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자료가 있습니다. 2019년 신문기사에 따르면, 미국질병 예방센터에서 미국내 인종별 통계조사를 하였는데 한국인의 자살률이 전통의 미국내 자살률 1위인 알래스카 원주민보다도 높았다고 합니다. 어디에 있던지 열심히 살아야 될 것만 같은 우리의 기질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슬픈 일입니다.
3. 원인은 우울증 아니면 경제적 원인
극단적 선택에는 크게 경제적인 원인과 정신적인 원인이 작용한다고 합니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36.8%가 우울감 또는 우울증 유병률이 있다고 합니다. 10명 중 4명은 우울감을 느낀다는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쉽게 우울한 감정에 빠져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저도 4명 중 한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나도 모르게 빠져들 수 있는 우울감,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4. 때려치면 안되나요
정신적으로 우울감이 있다면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가끔 힘든 일이 있을 때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본인에게 물어봐도 아무 대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여러가지 종교가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체감하기도 힘듭니다. 삶의 큰 의미를 찾을 수 없기에 순간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삶의 작은 순간마다 잠시 자신의 감정을 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정말 힘들다면 그만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사람과의 관계를 그만두고, 학교가 힘들면 그만두면 되고, 회사가 힘들면 그만두면 됩니다. 물론, 도피라고 생각될 수도 있고, 패배자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항상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즐거운 일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제 경우 즐거운 일은 새로운 일입니다. 새로운 외국어를 배워본다거나 새로운 운동 종목을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배움도 즐겁지만, 평소 만나기 힘든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젊다면 가방을 싸서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음에 드는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이지요. 나이가 젊을수록 학교를 가는 것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나이 든 사람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무엇보다 주위의 환경이 바뀌고 만나는 사람이 바뀌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었던 가족, 부모, 친구에게서 떨어져서 살아간다면, 아마도 많은 것이 변화할 것입니다.
나이가 있으시다면 종교 생활을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사람들과의 교제와 일상생활에서 나누기 힘든 다소 종교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재충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느 종교단체에 가셔도 젊은이보다는 중장년 층이 많을 것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주말에 반나절은 자연스럽게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5. 부정적인 사람, 부정적인 생각을 멀리하자
부정적인 사람, 부정적인 생각을 멀리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주는 사람이 부족합니다. 뭔가 심각함을 가장한 기운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가볍게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나 할까요. 종종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뭔가 비판을 하거나 지적했을 때 뭔가 있어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될 수 있으면 이런 사람들을 멀리하고, 안좋은 기분이 밀려올때면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내면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신나는 음악을 듣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을 전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6. 대충 산다는 것
대충 산다는 것은 힘들지도 모릅니다. 대충 살았다면 분명 이런 고도성장을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스스로도 조직에, 가족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시고 즐거움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스스로 즐거운 것을 가까이하고, 새로운 활동, 경험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그리고, 우울감이 있다면 무엇보다 병원을 들러 의사와 상담해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내면의 어둠은 때론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서 우리가 눈치채기 전에 우리 존재를 송두리째 집어 삼켜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는 익숙한 것들을 기꺼이 거절할 용기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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