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에 쏟는 돈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어릴적부터 과외니 학원이니 해서, 과목별 사교육을 시키려면 등골이 휘어질 판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교육의 과열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 듯 합니다. 조기 영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모들이 있고, 이 열성적인 부모들은 ‘영유’라고 줄여부르는 영어유치원을 비싼 학비를 내며 보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절은 아닌가 봅니다.
영어유치원이 한달 수업료가 평균 100만원이라고 하며, 200만원이 넘는 학원도 있다고 하네요. 그럼 어릴 때부터 이런 영어 조기 교육이 필요한지 한편 살펴볼까 합니다.
1.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
보통 12살 전후를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라고 합니다. 그전에 외국어를 배우게 되면 모국어와 동일한 방식으로 습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외국어와 모국어를 쓰는 뇌의 영역이 겹치게 되어,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뇌에서 외국어 활용 영역은 모국어 활용 영역과 별개로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늦기 전에 외국어를 모국어로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되겠지요.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습득하게 되면, 빠르게 배우는 만큼 잊어버리는 것도 금방입니다.
소리의 측면에서 12살 이전에는 외국어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지나면, 청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제외하고는 본인이 발음할 수 있는 모국어 영역 내의 소리만 인식할 수 있어, 외국어 소리 습득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2. 한국어, 외국어를 습득하기 힘든 언어
유럽의 많은 언어들은 유사하여, 하나를 구사할 수 있으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또한 영어도 한국인들보다는 빨리 습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사성 때문입니다. 발음이나 소리에 있어 한국어와 유사한 언어는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일본어, 터키어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외국어에 비해 발음이 다르고, 음의 높낮이를 활용하는 영역도 작아, 한국어 사용자는 외국어, 특히 영어를 배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잘 안들리는 소리가 많다는 것입니다. 잘 안들리다 보니, 소리내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예전에 중국인들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연유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성조가 있어서 그런지 중국인들이 영어소리를 한국인보다 빨리 습득하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어휘 수준도 낮고, 발음도 구렸지만, 완전 초보 영어에서 3개월 정도가 지나자 영어 모국어 사용자와 대화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아랍이나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들은 어휘 수준이 높지만, 대화를 어려움없이 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며,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만큼, 우리의 발음을 영어 모국어 사용자가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인토네이션이라고 하는 억양, 강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한국어 사용자는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한국어를 습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3. 영어 조기 교육 필요한가?
이렇듯 언어 체계가 남다른 한국인, 일본인은 영어를 뒤늦게 습득하려면, 발음이나 억양등에서 겪는 어려움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여유가 되신다면 영어를 모국어 또는 공용어로 쓰는 나라에서 어린 자녀와 1년 정도 살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영어 몰입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어린 자녀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빨리 외국어를 습득할 것입니다. 영어를 공부한다기 보다는 현지 학교에 다니면서 현지 아이들과 놀고, 수업을 들으면서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1년 정도 산다는 것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되는 것은 물론이며, 최소 부모 중 1명은 현지에서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니,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 과감히 해외에서 1년 살기 정도 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확실히 자녀의 영어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것입니다.
4. 영어 소리, 발음의 문제
그렇다면, 외국에 못 나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저런 학원, 뭐 그런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12살 이전에 파닉스 정도는 열심히 해서 한국어와 다른 소리, 발음 체계를 접하게 하여, 나중에 결정적 시기인 12살이 지나더라도 외국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는 분은 어릴 때 윤선생 영어교실로 파닉스를 배웠는데, 나중에 커서 해외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남들보다 빨리 영어가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5. 영어 필요한가?
한국에 살면서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현실에서 외국인을 만나지 않는다면 사용할 일도 없고, 아무 불편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해외로 나간다면 입장은 달라집니다. 한국어를 외국어로 구사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기본적으로 영어는 어느 곳에서나 통합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는 어떨까요? 그들과 의사소통에 영어가 편리할 것입니다. 한국은 큰 나라가 아니어서, 국내 내수시장은 작고 한국어를 쓰는 인구는 전 세계를 모두 합쳐도 1억명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K-POP 이니 한류니 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점점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지만, 다른 외국어에 비해면 사용 인구 측면에서 큰 장점은 없습니다.
일찍이 우리 선대는 이런 좁은 시장을 박차고 나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여 성공하기를 바라며 노력하였고, 그 결과로 많은 기업들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K 브랜드 가치를 더욱 성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양질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매달려도 그 현실이 녹녹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세계 시장은 열려 있고, 더 큰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장 큰 현실의 벽은 무엇일까요?
바로 언어입니다. 외국어, 영어는 이 한반도를 벗어나 큰 무대로 가려고 하면 반드시 필요한 생존 무기입니다.
6. 짧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한국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어를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하여 우리 젊은이들이 더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스라엘도 미군정 10년을 겪으며 사용한 영어를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오면서, 국가 경쟁력의 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공용어로 지정해서 사용한다면, 한 10년 정도면 아마 지금 어린이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겠지요. 이스라엘이 거의 사문화되었던 히브리어를 살려낸 것도 대단하지만, 영어를 아직 잘 활용하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모국어와 공용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뤄보겠습니다.
자존심이나 자부심,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발전에 정말 중요한 것, 필요한 것이 뭔지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남북이 분단되어 사실상 좁은 섬에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생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고 살기- 3. 필리핀 선생님 전화 영어, 최강의 영어 습득법 (2) | 2023.08.15 |
---|---|
칼부림, 호신술로 막을 수 있을까요? (0) | 2023.08.07 |
가성비 운동 – 2. 플랭크(plank) (0) | 2023.07.31 |
가성비 운동 – 1. 줄넘기 다이어트 (0) | 2023.07.31 |
먹고 살기- 2. 임금체불로 인한 퇴사 (0) | 2023.07.31 |